[수요칼럼] 세대 간 협력이 필요한 시대

  •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상생협력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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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7   |  발행일 2021-07-07 제26면   |  수정 2021-07-07 07:17
세대 간 벽 허무는 변화 조짐
젊은 세대 좌절하지 않도록
경험·지식 공유, 소통에 노력
창의적 활동 환경 만들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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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상생협력포럼 위원장

지난달 이루어진 야당 대표 선거에서 뜻밖에도 30대 젊은 후보가 당선되었다. 엊그제 열린 야당 대변인 공개오디션에서는 20대가 1·2위로 선발되었다. 보수적인 기성세대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의 높은 세대 간 벽을 허무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또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우리의 혁신 능력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세대 간에는 문화적 차이와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세대에 따라 경험과 축적해놓은 재산 등 현재의 여건도 다르며, 미래에 대한 바람도 다르기 때문이다. 빠르게 발전해 온 우리 사회에서는 세대 간 격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되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시대에 성장한 세대와 어려운 시대에 성장한 세대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발전의 동력으로 바꾸느냐이다.

우리 사회의 20~30대 젊은 세대는 50~60대 세대와 몇 가지 중요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하고,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공정성을 중요시하고, 관심이 같으면 모르는 사람들과도 협력하며, 수평적 소통을 선호한다. 이들은 선진사회의 민주적 시민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글로벌 시각을 갖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조직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있으며, 문화·예술·스포츠 게임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지 않아야 한다. 꿈과 용기가 가장 큰 자산인 젊은 세대들이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절망하여 가정을 갖기를 포기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조직에서 상명하달식 수직적 소통과 일하는 방법을 고집하고 가정보다는 직장을 우선하도록 강요한다면, 또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사회적 지원체계가 부족하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젊은 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땅을 떠나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의 나이 든 세대들이 젊은 세대를 따라서 변화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자원을 나누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 든 세대들은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신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퇴임한 경영자와 기업인은 젊은 창업자를 코칭해주고 종잣돈을 출자해주고 있다. 어떤 은행에서는 명예퇴직자들이 가장 바쁜 시간에 파트타임으로 직원들을 돕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퇴직자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세대 간 협력체계를 정보기술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 사회의 문화는 신구 세대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젊은 세대를 기존 문화에 가두어두려고 한다면 그 사회는 정체될 것이다. 변화는 나이 든 세대가 자신의 눈높이를 낮춰 젊은 세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때 가능하다.

우리 사회의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었다. 부모 세대가 자식 세대가 자신들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헌신해주었기 때문에 오늘이 가능하였다. 미래는 젊은 세대가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느냐에 달려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유권자는 자기 세대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어느 후보자가 적절한지를 고민하여야 한다.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상생협력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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